세계 식량위기 속에서 우리나라가 곡물을 수출하는 선진국처럼 큰 위기없이 지나는 것은 순전히 주곡인 쌀의 자급자족 덕분이다. 쌀농사를 업으로 살아가는 농업인의 노고에 우리 국민은 감사해야 한다. 그러나 지속적인 농경지 잠식과 논 면적의 감소는 쌀 생산량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 즉 식량위기가 현실화 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작물별 농지 1ha당(10,000㎡) 인구 부양능력은 성인 1인당 하루 3,000Kcal 열량을 기준으로 할 경우 쌀은 20.4명, 고구마는 25.1명, 옥수수는 13명, 사과는 8.6명, 배추는 7명 그리고 사료용 옥수수로 돼지고기를 생산할 경우 1.2명, 쇠고기는 0.3명이라는 사실이 발표된 바 있다. 만약 논 100㎡(10×10m)에서 생산되는 쌀만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면 매년 0.2명이 살아갈 수 있는 양을 공급할 수 있는 것으로 고구마를 제외한 다른 작물보다 쌀의 인구부양 능력은 우수하다. 현재 쌀이 필요한 열량 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5% 수준으로 논 100㎡는 성인 1명이 약 1년간 소비하는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매년 9,500ha씩 감소하는 논을 1인당 소비량으로 환산하면 약 19만 3천명분의 식량공급에 차질이 오는 셈이다. 다가오는 식량위기에 대처하기 위하여 식량생산기반을 도로,항만,철로 등과 같은 사회간접자본(SOC) 개념으로 유지, 보수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식량자급율의 실천은 국민의 기본생존권 확보 차원에서 절대 필요한 사항이라 하겠다.
먹거리의 안전성 문제로 우리나라는 물론 전 지구촌이 매우 시끄럽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먹는 것이 바로 삶 자체인바, 우리의 건강한 삶을 보장하는 안전한 우리의 밥상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길은 없는가? 안전한 밥상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농업인들에게 적절한 수준에서 생활을 보장해 주고 안전하고 신선한 농산물을 확보하는 수 밖에는 별 다른 방법이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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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농업인은 소박한 생각을 하는 국민의 구성원으로 처자식을 먹여 살릴 정도이면 대부분 만족하는 사람들이다. 현재 우리나라 농업인구는 320만 정도이고 60대 이상이 40% 이상을 차지하므로 앞으로 급격한 농업인구 감소가 예상된다. 따라서 농업인들의 기초생활을 보장해주는 문제는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되며, 안전한 먹거리 확보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시급한 문제라고 판단된다.
여기에서 미국 농무성을 알리는 홍보문을 인용해보자. 미국 농무성(US Department of Agriculture)은 1862년에 발족됐으며 농무성을 설립한 대통령은 아브라함 링컨이었다. 그는 농무성은 모든 미국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농무성을 “국민의 성(the people's department)"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이야기하였다.
“농업은 언제나 미국 사회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미국이 개국할 때 미국 국민의 90%가 농촌에 살았고 농업에 종사했다. 1950년만 해도 미국 국민의 17%가 농촌에 살며 농업에 종사했다. 1990년대에 들어서서 농업기술이 크게 변하여 미국 국민의 2%만이 농업에 종사하지만, 그래도 농업은 이 나라의 경제와 국민의 웰빙(well-being)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오늘의 미국처럼 누구나 부담할 수 있는 가격에 품질 좋은 농산물을 풍부하게 공급할 수 있게 된 것은 역사적으로 드문 일이다. 미국의 식량과 섬유를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은 많은 사람들이 느끼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자산이다”
농업연구는 왜 하는가? 식품으로서 안전성이 보장되는 질 좋은 농산물을 대부분의 국민이 부담할만한 가격으로 쉽게 구할 수 있게 하는 농업시스템을 구축하는데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자연환경을 지키는 녹색파수꾼인 농업인이 경영비는 덜 들고 몸을 덜 피곤하게 일하고, 환경교란은 취소화 하면서 더 많은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도록 우리 국민이 도와야 할 것이다. 그 도움 속에는 다른 산업에 종사하는 이들과의 소득격차를 보상하기 위한 직접지불금 같은 보조 장치, 천재지변에 따르는 위험에 대한 보험 같은 것도 포함 될 수 있을 것이다.
농업인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돕는 편이 도시의 어렵게 사는 이들을 위해 돈을 쓰는 편보다 훨씬 효과적일 수도 있다. 농업인을 돕는 것이 결국 나라 전체를 돕는 결과가 된다. 농업인들의 영농의욕을 붙잡는 것이 농산물의 최종 소비자인 우리 밥상의 안정성과 안전성을 보장하는 지름길이 된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가 알아야한다.
우리 농업, 농촌의 변화와 희망을 이야기하고 실천해야 할 오늘, 11월 11일은 농업인의 날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철원출장소 양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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